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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

환경염려증이 있다면 읽어볼만한 책 -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by 쓰는 리더(writingReader) 2026. 10. 16.

나는 환경염려증이 심한편이다. 그래서 빨아쓰는 생리대, 플라스틱 사지 않기, 비닐 쓰지않기 등등 여러가지 환경보호를 위한 액션을 하고 있다. 너무 여러가지 액션을 하기때문에 어떤 순간에는 피곤하게 느껴질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일회용을 마음껏 사용하는 사람들이 미워지곤 했다. 내가 절약해놓은 환경을 그런 사람들이 다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부터 딱 그런 일회용을 마음껏 쓰는 사람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책의 제목부터가 어릴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내가 쉽게 헛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닐 것 같아서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은 계기

나는 환경에 대해 꽤 어릴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이런 관심은 엄마의 영향이 있었는데, 우리 엄마는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고도 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환경에 대한 철학을 갖고 계셨다. 환경에 대한 지식을 쌓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환경에 대한 우려'가 은근 비과학적이고 논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그 우려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래서 이 새로나온 제품을 사용해야한다'라는 결론을 얘기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그린워싱이 된 마케팅에 솔직히 혐오감을 느꼈다. 그리고 사람들이 환경을 '보호'한다고 말하는게 이상했다. 우리는 환경을 보호하는게 아니라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을 인간에 유리하게 유지하자는 것이 맞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순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친 느낌이었다.

한편으로는 솔직히 이 책을 읽고싶지 않기도 했다. 이것저것 걱정이 많은 나는 환경에 대한 걱정때문에 꽤 피곤한 인생을 살고있는데, 이 책으로 인해 그 걱정이 더 추가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 책을 읽고 나의 환경염려증은 약간 정돈이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나치게 환경에 대한 염려증이 있거나, 그 염려증이 그닥 과학적이지 않은 초보 환경염려증이 있는 분들한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책의 내용

이 책은 주로 '온실가스'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나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저자는 온실가스로 인해 초래되는 기후변화가 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온실가스하면 요즘은 이산화탄소를 흔히 얘기하지만 사실은 수증기, 메탄가스, 플루오린 등 많은 온실가스 후보들이 있다. 이산화탄소는 인류가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자꾸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이산화탄소를 중점적으로 줄일 노력을 해야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와 그로인해 인간이 겪을 문제가 과거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같이 극적이지 않다고 한다. 나는 요즘 해수면 상승을 대비해서 좀 높은 고지대로 이사를 가야하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그런 극적인 일보다 좀더 구체적인, 당장 내일이라도 벌어질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고 느꼈다. 아무튼 꽤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를 노아의 방주와 같은 대홍수처럼, 인간이 자연에 의해 처단을 받는 것과 같이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런 관점이 옳지 않다고 말한다. 과거의 대홍수는 사실 빙하기가 끝났기 때문이고, 지금 우리의 기후변화도 자연의 심판이 아니다. 물론 인간이 벌인 결과는 맞지만.

또 인간이 보호해야 하는 '자연'을 묘사할때 숲과 각종 동물들과 맑은 공기(이것 또한 인간중심의 맑은공기다) 등이 얘기되곤 하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자연'이 아니라 그냥 인간에게 유리한 환경일 뿐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연을 보호하기위해 플라스틱을 줄여야 하는게 아니라 곧다가올 기후위기의 미래에 희생될 인간들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 살아남는 방법을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로 기후위기를 막을 과학적인 방법과 수치화된 자료들을 참고해야하는데, 그게 바로 '탄소발자국'이다. 탄소발자국은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물건이 생산되기 위해 몇그람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곧 인간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고 극단적인 자연현상이 발생해 인류가 멸종하게 되는 미래에 대해 영화나 기사등에서 공포스럽게 묘사되곤 하지만 저자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사회의 약자,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즉 기후변화 또한 인간에게 공평하지 않다. 나는 자본주의적으로 나눠서 하층민부터 점점 희생되기 시작하며 마치 거대한 피라미드가 물에 잠기듯이 상류층까지 기후변화가 점점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협조가 필요한데 그래서 1992년 '지구정상회의'를 통해 전지구적으로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모임'이 생겼다. 당시는 마침 냉전이 마무리되던 시기였기때문에 사람들은 이 회의를 기점으로 환경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환경은 의외로 복잡미묘하고 자본이 얽힌 문제이기때문에 논의만큼 많은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던 것 같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선진국이 지금과 같은 발달을 추구했기 때문인데, 이제와서 이것저것 환경규제를 선진국 입장에서 실시하면 결국 그 규제는 선진국들의,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되어버린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선진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후변화를 대비할 자본이 있기 때문에 굳이 환경개선에 참여할 의지를 많이 느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되는건 후진국의 가난한 사람들이다. 즉 국가적으로도 기후위기는 공평하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기후변화를 막기위한 여러가지 기술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했는데, 그렇다면 이 기술들이 적극적으로 쓰이느냐... 하면 그렇지가 않다고 했다. 그 기술 보유국과 다른 나라와의 자본주의적인 미묘한 관계와 흐름에 따라 환경에 대한 노력은 거의 정치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어쩌면 이러한 정치적인 부분마저 우리는 기후위기를 위해 고민해봐야 한다.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하게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나는 느꼈다.

책에서는 그 기후변화를 막을 기술 중의 하나로 수소차나 수소연료전지를 얘기했는데, 이 수소기술이 한국, 일본에서는 꽤 발달했지만 다른 선진국 입장에서는 앞서 설명한 정치적인 이슈로 뜨뜻미지근한 편이다. 나는 수소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로서 효율이나 저장면에서 꽤 좋은 기술이라 곧 다가올 미래로 생각했는데, 왜 아직도 핫한 기술이 되지 못했을까 의문스러웠다. 아마 저자가 말한 정치적 이슈 때문이었던 것 같다.

끝으로 저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나비효과와 같은 현상들에 대해서 예를 들었다. 과거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해서 기존 아메리카인들이 농사를 짓지 않게 되었고 그로인해 숲이 우거지게 되면서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었다.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기후가 떨어지는 소빙기를 겪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또 2010년대 후반 IS의 전쟁도 결국 기후 난민 문제로 봐야하는 시각이 있다고 한다. 꽤 신선한 얘기였다.

인간에게 유리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거나 분리수거 등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국가적으로 개인에게 환경적 노력을 촉구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늘어날 강우량에 대비해 반지하의 침수를 막을 방법 등에 대한 정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그와 같은 정책은 기후변화가 '흥청망청 쓰고 살아온 인류에 대한 자연의 심판'이라는 관점에서는 구체화 될 수 없다.

내가 쓰지 않으려고 했던 플라스틱은 의외로 다른 소재로 대체되었을 때보다 탄소발생이 적은 소재라고 한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안써봐야 다 소용없다... 이런 말은 아니지만 저자는 우리 모두가 환경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즉 어떤 재질로 된 제품들을 선택할때 실제 탄소발생량을 기준으로 수치화해서 좀 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우리는 진짜로, 정말로... 실질적인 환경개선 노력이 중요한 시점에 살고 있다.

 

 

느낀점

과거에 해외 여행을 갔다가 바닷물에 빠져서 거의 죽을뻔한 적이 있었다. 바다속에는 아름다운 바닷속 생물들이 내가 허우적거리던 말던 아름답고 투명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나는 환경을 아꼈던 사람인데, 그런 내가 차가운 자연의 시선 속에서 죽다니... 나는 꽤 과학적인 환경철학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주인공 나우시카 쯤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자연은 단지 누가 죽어가던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나처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자연보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을게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은 우리를 심판하기위해 기후변화를 초래하지 않았다. 그 변화는 결국 인간들이 자처한 것인데, 그 과정은 결국 인간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나역시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했고,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는 와중에 약간의 플라스틱과 일회용을 덜 사용한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일회용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라고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많고 적고의 차이만 있을뿐, 다른 사람들과 나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고 환경은 그러던 말던 적응하지 못한 생물을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할 뿐이다.

자연이 인간을 심판한다, 거대한 자연재해가 인간을 무차별하게 덮친다... 이런 생각들은 사실 인간들에게 꽤 매력적인 것 같다. 나는 나 포함 많은 사람들이, '나만 죽는게 아니라 다같이 망한다' 이런 서사에 꽤 안도한다는걸 알았다. 어쩌면 망하고 죽는 순간에도 인간은 무리에 포함되고 싶은걸까? 암튼 인간의 이런 생각때문에 환경문제가 인간을 거대하게 처단한다고 사람들은 즐겨 생각하는 것 같다. 저자는 인간들의 이런 생각의 습관을 지적했는데, 너무나 과학적인 시선이고 적합한 지적이라고 느꼈다.

물론 나는 여태까지 해왔던 환경에 대한 노력을 계속 할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우리는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좀 더 다른 종류의 노력을 해야한다.